VaR와 CVaR란
VaR(Value at Risk, 최대예상손실액)와 CVaR(Conditional Value at Risk, 조건부최대예상손실액)는 포트폴리오가 일정 기간 동안 발생시킬 수 있는 극단 손실을 추정하는 위험 지표다. 1990년대 JP모건이 RiskMetrics 시스템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았고, 현재 바젤 III 같은 금융 규제와 운용사 리스크 관리에서 핵심 도구로 쓰인다.
두 지표는 같은 질문에 답한다. “최악의 경우 얼마나 잃을 수 있는가?” 다만 답하는 방식이 다르다.
VaR “95% 확률로 손실이 이 금액을 넘지 않는다”의 임계값.
CVaR “그 임계값을 넘는 5% 최악 시나리오에서 평균 손실은 얼마인가.”
예를 들어 1억 원 포트폴리오의 1일 95% VaR가 200만 원이라면, “내일 손실이 200만 원을 넘을 확률은 5%“라는 뜻이다. 같은 포트폴리오의 95% CVaR가 350만 원이라면, “그 5% 최악 시나리오들의 평균 손실은 350만 원”이라는 뜻이다.
VaR의 세 가지 요소
VaR는 세 가지 변수로 정의된다.
신뢰수준 95%, 99%가 일반적이다. 95% VaR는 100일 중 5일은 그 손실을 넘을 수 있다는 뜻이다. 99% VaR는 100일 중 1일이다. 규제 목적으로는 99%가 자주 쓰인다.
보유 기간 1일, 10일, 1개월, 1년 등. 단기 트레이딩 데스크는 1일 VaR, 장기 자산운용은 1개월·1년 VaR를 본다. 보유 기간이 길수록 VaR 값이 커진다.
손실 금액(또는 비율) 200만 원, -2%, -200bp 같은 절대값 또는 상대값으로 표현된다.
이 세 요소를 함께 명시해야 의미가 있다. “VaR가 5%“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1억 원 포트폴리오의 1일 95% VaR는 200만 원” 같은 식이 정확하다.
VaR 계산 방식
VaR는 세 가지 방식으로 계산된다.
1. 분산-공분산 방식 (Variance-Covariance) 수익률이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하고 평균과 표준편차로 계산한다. 95% VaR는 평균 - 1.65 × 표준편차, 99% VaR는 평균 - 2.33 × 표준편차다. 계산이 빠르지만 꼬리가 두꺼운 실제 분포를 과소평가한다.
2. 역사적 시뮬레이션 (Historical Simulation) 과거 N일의 일별 수익률을 정렬해 하위 5% 지점을 VaR로 잡는다. 분포 가정이 없어 현실적이지만, 과거에 없던 위기는 반영하지 못한다.
3. Monte Carlo 시뮬레이션 가정한 분포에서 수천 번 시나리오를 생성해 하위 5% 지점을 산출한다. 가장 유연하지만 계산 시간이 길고 분포 가정 의존도가 크다.
같은 포트폴리오라도 계산 방식에 따라 VaR 값이 20-30% 차이날 수 있다.
VaR의 한계와 CVaR의 등장
VaR는 직관적이고 계산이 쉽지만 결정적 한계가 있다.
임계값만 알려준다 95% VaR가 200만 원이라고 해서 최악이 200만 원인 게 아니다. 5% 시나리오 안에서 얼마나 더 잃을 수 있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200만 원일 수도, 1,000만 원일 수도 있다.
비가법성(Non-subadditivity) A 자산 VaR + B 자산 VaR ≥ A+B 포트폴리오 VaR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즉 두 자산을 합쳤더니 VaR가 오히려 커지는 비논리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꼬리 위험 무시 임계값을 넘는 손실의 크기에 무관심하다. 100억 원 손실과 1,000억 원 손실을 똑같이 “5% 시나리오”로 본다.
CVaR(또는 Expected Shortfall, ES)는 이 문제를 해결한다.
CVaR는 VaR를 넘는 손실들의 평균이다. 95% CVaR는 하위 5% 시나리오의 평균 손실이다. VaR보다 항상 크거나 같다.
임계값 너머도 본다 “최악일 때 평균 얼마 잃는가”라는 정보를 추가로 제공한다.
가법성(Subadditivity) 보장 합산해도 논리적 모순이 없다. 분산 효과를 정확히 반영한다.
꼬리 위험 반영 극단 손실 크기가 결과에 직접 영향을 준다.
이런 이유로 바젤 III(2019)부터는 VaR 대신 CVaR(Expected Shortfall)를 규제 표준으로 채택했다.
실제 숫자 예시
1억 원 포트폴리오를 다음 두 자산배분으로 비교해보자.
A. 주식 100% (변동성 20%, 정규분포 가정)
- 1일 95% VaR ≈ 207만 원
- 1일 95% CVaR ≈ 260만 원
- 1년 95% VaR ≈ 3,290만 원
B. 주식 60% + 채권 40% (변동성 12%, 정규분포 가정)
- 1일 95% VaR ≈ 124만 원
- 1일 95% CVaR ≈ 156만 원
- 1년 95% VaR ≈ 1,970만 원
분산 효과로 60/40 포트폴리오의 VaR와 CVaR가 주식 100% 대비 40% 가까이 줄어든다. 다만 이 계산은 정규분포 가정이라 실제 꼬리 손실은 더 크다.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극단 사례 미국 S&P 500은 2008년 10월 한 달 동안 -16.9% 하락했다. 정규분포 기준 1개월 99% VaR로 보면 약 -13% 수준인데, 실제 손실은 그 임계값을 크게 넘었다. CVaR가 더 보수적인 추정을 제공하지만, 이마저도 위기 시 실제 손실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VaR·CVaR의 한계
두 지표 모두 만능은 아니다.
분포 가정 의존 정규분포 가정은 실제 시장의 꼬리 위험을 과소평가한다. t-분포나 극단치 이론(EVT) 같은 대안이 있지만 복잡하고 데이터 요구량이 크다.
과거 의존성 모든 계산은 과거 데이터에서 추출한 변동성과 상관관계에 기반한다. 처음 발생하는 위기는 반영되지 않는다.
위기 시 상관관계 변화 평상시 0.3이던 자산 간 상관계수가 위기 시 0.8까지 오른다. 정상기 데이터로 계산한 VaR는 위기 시 실제 손실을 과소평가한다.
모델 위험 같은 데이터로 다른 방식의 VaR를 계산하면 결과가 다르다. 단일 숫자를 절대시하면 안 된다.
행동 변화 무시 VaR 한도가 정해지면 트레이더가 한도에 맞춰 포지션을 조정한다. 이로 인해 시장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한 원인).
개인 투자자의 활용
VaR와 CVaR는 기관 도구처럼 들리지만 개인 투자자에게도 실용적이다.
위험 한도 설정 “내 자산의 1년 95% VaR가 3,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같은 한도를 정한다. 한도를 넘는 자산배분은 자동 배제된다.
자산배분 비교 같은 기대수익률을 가진 두 포트폴리오 중 VaR·CVaR가 낮은 쪽을 선택한다. 기대수익률 외에 위험 측면도 정량적으로 비교 가능하다.
손실 시나리오 사전 점검 “1년에 한 번꼴(95% VaR)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미리 알면 실제 손실 발생 시 패닉 매도를 피하기 쉽다.
보유 기간 고려 단기 자금은 1개월 VaR, 장기 자금은 1년 또는 3년 VaR로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
스트레스 테스트와 병행 VaR가 정상 시장 위험이라면, 스트레스 테스트는 특정 위기 시나리오(2008년 재현 등)에서의 손실이다. 두 가지를 함께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VaR·CVaR vs MDD
자주 비교되는 지표로 MDD(Maximum Drawdown)가 있다.
MDD 과거 특정 기간에 실제로 발생한 최대 낙폭. 후행 지표다.
VaR·CVaR 미래 일정 확률 구간의 예상 손실. 전향 지표다.
MDD는 “과거에 얼마나 떨어졌나”를 보여주고, VaR·CVaR는 “앞으로 얼마나 떨어질 수 있나”를 추정한다. 둘은 보완적이다. 과거 MDD가 -40%인 자산의 1년 99% VaR가 -15%로 나오면 모델이 꼬리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PFSE 도구로 시뮬레이션하기
PFSE 도구에서는 VaR·CVaR를 다음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 현재 포트폴리오의 1일·1개월·1년 VaR와 CVaR 계산
- 신뢰수준별(95%·99%) 손실 임계값 비교
- 자산배분 변경 시 VaR·CVaR 변화 시뮬레이션
- Monte Carlo 기반 꼬리 위험 분석
도구는 PFSE 웹 애플리케이션에서 이용할 수 있다.
본 글은 VaR와 CVaR 개념을 정리한 정보 제공용이다. 특정 투자 전략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실제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위험 지표는 과거 데이터 기반 추정이며 실제 미래 손실을 보장하지 않는다.